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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누에의 한살이' 를 지켜보며

by 바람따라 세상 곳곳 2023.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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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의 한살이

유치원에서 아이가 누에를 집으로 가지고 왔었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도 생태학습 차원에서 모두에게 나눠준듯 하다. 꿈틀꿈틀 징그럽기도 하고 만질 수도 없어서 그대로 놔뒀는데 누에는 뽕잎속에서 열심히 잎을 뜯으며 살아갔다. 검은똥도 누고. 잎은 갈수록 사라져 줄기만 남았다. '살수 있으려나' 생각했는데 뽕잎을 다 먹은 누에는 어느새 실을 뽑아 제 몸을 감췄다. 그랬던 것 같다. 사진만 남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뽕잎먹는누에
고치를뚫고나온나방

고치가 된 누에는 한동안 누에고치속에 그대로있더니 어느날 고치를 뚫고 나방이 되어 다시 나타났다. 날개까지 달고서. 마치 웃고 있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한동안 화분 위에서 살았다. 누에는 누에나방이 낳은알이 애벌레가 되고 번데기, 나방의 네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가만 보니 지은 고치의 실이 엄청 부드럽고 곱다. 명주실이라고 했던가. 이걸 날줄과 씨줄로 번갈아 가며 천을 짜면 비단이 된다고 한다. 참 신비롭다. 

나방
나방2

그런데 저 질기고 질긴 고치를 뚫고 어떻게 세상 밖으로 나왔는지 그때도 신기했고 지금도 신기하다. 구멍을 내고 나오기가 엄청 힘들었을 것 같다. 사람이 실을 잡아 당겨도 잘 끊어지지 않을만큼 질기기 때문이다. 한마리의 나방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었다. 세상 밖으로 나온 나방을 응원해 주고 싶었다. 징그럽던 생각도 사라져 버렸다.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저 질긴 틀을 깨고 힘겹게 세상밖으로 나온 나방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하니까.  

누에고치

'이런거였구나.' 생명은 다양한 형태로 바뀌기도 하고 살아가기도 한다.  나는 나방이 어찌되는지도 궁금했고 좀 더 오래 화분에 머물며 살아가길 바랐었다. 그런데 노란색깔 알을 낳은 후 생을 마감했던 것 같다. 짧지만 찬란한 생, 고통과 인내로 펼쳐낸 짧은 생이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날아라나방아

벌써 10년이 훌쩍 넘은 일이지만 사진이 남아 있어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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