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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책 리뷰

그림책 '밴드 브레맨'

by 바람따라 세상 곳곳 2023.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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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브레멘' / 유설화 글 그림 / 책 읽는 곰

 

버려진 동물들이 잉여 취급을 당하는 네 사람과 만나 함께하는 여정에서 완전체가 돼 음악공연을 펼친다. 동물들은 각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만나 브레맨 음악대를 롤모델 삼아 살길을 찾기로 한다. 그러다 모닥불 앞에 모여있는 사람들을 만난다. 이후 자신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사람들과 함께 음악축제에 참가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열띤 환호를 받는다.

 

그림책 밴드 브레맨은 원작 브레맨 음악대와 큰 흐름에서의 맥락이 다르지 않다. 하지만 배경은 살짝 오늘날로 넘어와 부분부분 변주되고 있다.

실험용 개, 사육환경이 열악한 닭 등 인간이 동물을 대상으로 자행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그대로 꼬집어 독자로하여금 자연스레 스며들게 한다.

 

이 책에서 가장 돋보이는 지점은 주제의식이다. 가치 없다고 생각하거나 쓸모없다 해서 버려지기도 하지만 등장인물들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나간다. 그리하여 2백 년 전 브레멘 음악대가 미처 하지 못했던 바로 그 음악을 마음껏 펼쳐 보인다. 가치 없다고 느꼈던 생명들이 음악에 흠뻑 취한 모습은 익살스러운 분위기까지 자아내며 시선을 끌어모은다.

 

자신을 착취하고 끝내 버린 주인들을 벌하는 권선징악의 쾌감 대신 등장인물들은 연대와 사랑을 택한다. 함께여서 외롭지 않은 행복한 무대, 관객들의 환호와 생명의 가치, 다양성 존중, 따뜻한 공존과 연대의 정신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독자로하여금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또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작가의 말처럼 버려지고, 지워지고, 감춰지고, 쓸모없다 여겨지는 주변의 모든 존재들에게 희망과 따스한 메시지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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